한팔 프레스와 올드타임 스트롱맨 이야기

[youtube]https://youtu.be/UFCohpqJ2FQ[/youtube]

이 묘기에 가까운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신체 밸런스와 견갑대 안전성이 매우 좋아야 합니다. 저는 평소 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운동들을 많이 해왔습니다. 하지만 현대적으로 볼 때 꼭 해야하는 운동은 아닙니다. 솔직히 위험한 ‘쇼’에 가깝습니다. 한팔 바벨 클린앤저크를 대체할 수 있는, 훨씬 쉽고 효과도 같은 운동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하나를 꼽자면, 케틀벨로 하는 클린앤저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춘, 한팔 바벨 클린앤저크 같은 위험한 쇼가 옛날에도 있었을까요? 지금부터 올드타임 스트롱맨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올드타임 스트롱맨이란 옛날옛적부터 있었던 힘쎈 장사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들은 인류사에서 가장 오랜 기원을 갖고 있는 엔터테이너입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대중매체의 발전과 함께 전면에 등장하여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올드타임 엔터테이너, 스트롱맨

위의 사진은 20세기 초반에 찍은 것으로 보이는데 들고 있는 바벨의 무게가 족히 100kg은 되는 것 같습니다. 동작 중에 찍힌 것으로 보입니다. 동작이 진행된다면 아마 오버헤드 스쿼트를 하면서 밑에 있는 케틀벨을 들고 일어 설 겁니다.

한팔로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것 = 스트롱맨의 상징

한 팔로 무거운 것을 드는 행위는 올드타임 스트롱맨들의 사진 속에서 흔하게 관찰됩니다. 스트롱맨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그 이유는 이 동작이 힘과 기술의 수준을 보여주는 아주 심플한 툴이기 때문입니다.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도 있지만, 무거운 것을 한손으로 들어올리는 것만큼 심플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운동 효과에 있어서도 스쿼트/데드리프트/벤치프레스 못지 않아, 올드타임 스트롱맨들의 필수 운동이었습니다.

올드타임 스트롱맨들의 프레스는 지금의 숄더 프레스와는 다름

쉬워보이지만 이게 실제로 해보면 만만치 않습니다. 견갑대 안정성이 많이 요구되어 대부분의 현대인들의 어깨 상태로는 무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테크닉적으로도 어렵습니다. 단순히 힘만 있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밑에 제가 올린 케틀벨 클린앤프레스 영상을 보고 덤벨이나 케틀벨로 프레스 동작부터 따라해 보시길 바랍니다. 익숙해지면 차츰 무게를 늘려갑니다. 만약 자기 몸무게의 절반을 프레스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스트롱맨의 자질이 있습니다.

[youtube]https://youtu.be/3Vq4mvfyhP0[/youtube]

자기 몸무게의 절반을 한 팔로 프레스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이 정도는 올드타임 스트롱맨들에게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들이 다뤘던 무게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올드타임 스트롱맨에게 있어 무게는 곧 삶이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무게를 짊어지고 말도 안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 이게 그들의 목표였습니다.

[youtube]https://youtu.be/QZ5ZiBGqyYc[/youtube]
올드타임 스트롱맨. Valentin Dikul의 서커스 영상입니다.
유튜브 영상 초반에 나오는 케틀벨 무게는 75kg. 1분 30초쯤에는 황금색 공 두개로 저글링을 하는데. 한개 무게가 40kg입니다. 무지막지한 힘과 섬세한 테크닉을 겸비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습니다.
 
스트롱맨들의 쇼에서는 사람, 철물을 안 가립니다. 경악에 가까운 감동을 주는게 중요했을테니.. 리얼리티하면서도 판타스틱한 효과를 동시에 거두기 위해 사람을 이용하는 편이 효과적이었을 겁니다. 마술이 그렇듯이요.

위 사진에는 케틀벨, 바벨, 덤벨의 선배격 되는 도구들이 보입니다. 역시 한 손으로 뭔가를 들고 있습니다. 여성분들이 셀카찍을 때 얼짱각도를 고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힘짱각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youtube]https://youtu.be/VIZ7-039AF0[/youtube]
SFG 마스터인 데이빗 휘틀리의 견학 영상. 올드타임 스트롱맨들의 다양한 도구들이 등장합니다.
이처럼 과거의 스트롱맨들이 신체를 단련하기 위해 다뤘던 도구들은, 현대 웨이트트레이닝 도구들의 기원이 됩니다. 그 뿐 아니라 운동법에 있어서도 올드타임 스트롱맨들이 역도와 보디빌딩의 근간을 이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대 보디빌딩은 스테로이드의 등장, 기계문명(머신)의 발달, 기계적 운동역학이 함께하면서 스트롱맨 문화와 완전히 차별됩니다.
[youtube]https://youtu.be/XaNqo66e3LM[/youtube]

(참고 : 위 영상의 주인공인 Eugen Sandow는 엄청난 힘과 아름다운 몸매를 겸비한 올드타임 스트롱맨이자, 미적인 몸을 추구하는 현대 보디빌더의 역사적 기원이 되는 사람입니다.)

그럼 올드타임 스트롱맨들은 과연 어떻게 운동을 했을까요? 일단 무식하게 운동했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그들이 경험적으로 축척한 운동법, 운동체계는 아직까지도 이름만 달리해서 잘 응용되고 있습니다. 국내 웨이트트레이닝계를 한번 뒤집어 주었던, 맛스타드림의 칼럼들이나 케틀벨을 국내에 보급시킨 파벨 차졸린은 올드타임 스트롱맨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잠깐 각각을 소개하면..
국내 머신 위주의 웨이트트레이닝 문화에 프리웨이트의 필수성을 깊숙히 침투시킨 기념비적 책입니다. 케틀벨을 대중적으로 알리는데도 큰 공을 세웠습니다.
파벨차졸린의 다양한 저서들입니다. 파벨은 올드타임 스트롱맨들이나 무술가들이 행했던 운동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자기 자신도 스트롱맨에 필적하는 엄청난 힘과 테크닉을 갖고 있고, 케틀벨을 전세계에 보급시킨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올드타임 스트롱맨은 현재의 웨이트트레이닝 문화에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보디빌딩 위주의 웨이트트레이닝 문화가 대세였기 때문에, 변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큽니다. 최근 1년만 놓고 봐도 크로스핏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크로스핏은 문화적으로 봤을 때, ‘스트롱맨’과 ‘스포츠’의 컨셉을 둘다 갖고 있습니다.
해외 스트롱맨 대회 사진.
자! 여기까지 한팔 바벨 클린앤저크와 올드타임 스트롱맨 이야기였습니다. 점차 모든 것이 통합되어가는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제 무엇을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당신의 운동 체계는 어떻습니까? 그리고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p.s
전 펠든크라이스 및 소매틱스를 바탕으로 하여, 다양한 운동법을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블로그는 그 재해석된 운동법을 대중적인 언어로 다듬는 공간입니다. 제가 올리고 있는 운동 영상이나 운동법들이 대중적으로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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