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틀벨, 고대운동, 소마틱스 그 즐거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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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년 넘게 케틀벨 수련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소마틱스 분야의 펠든크라이스와 고대운동도 10년간 해왔습니다. 고대운동 ‘방망이 휘두르기’ 10년. 소마틱스 ‘바닥에서 뒹굴거리기’ 10년. 케틀벨 ‘무게 들어올리기’ 10년. 이렇게 해왔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무척이나 단순한 이 세 가지 조합으로 제가 얻은 것은 정말 많고. 이를 공유하고 싶지만 오늘은 운동을 하는 그 과정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 기쁨.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1. 고대운동
고대운동은 트랜스 상태로 쉽게 들어가집니다. 음악에 맞춰서 방망이를 휘두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내 움직임에 몰입하게 됩니다. 몰입 상태로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운동이 그렇게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죠. 물론 힘들 때까지 한다면 당연히 힘들겠지만. 쉽게 비유하면 러닝에서 찾아오는 ‘러너스 하이’ 상태에 훨씬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 얼마나 쉽고 재밌는 운동인지 감이 오시나요?

제가 운영하는 힘의집에서 고대운동을 하는 멤버들을 보면 여성 비율이 더 높습니다. 고대운동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의외라 할 수 있습니다. 대중적으로는 무지막지해 보이는 상남자 운동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해보면 알겠지만. 사실 이 고대운동을 통해서.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지점은 자기 내면으로의 몰입이자 자기 내면과의 깊은 소통입니다. 여기서 오는 즐거움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김주환 교수님의 명상과 마음근력을 다루는 책인 ‘내면소통’에서 다뤄진 일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2. 소마틱스

그럼 이번에는 소마틱스가 갖고 있는 그 어떤 즐거움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정확히는 펠든크라이스 메소드의 ‘움직임을 통한 자각’이라는 수업에 근거해서요. 전 2011년부터 펠든크라이스 메소드를 경험하고 배워왔지만, 2019년까지도 이게 도대체 어떤 기쁨이 있는지.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하고 나면 변화가 있긴 있더라는 것이었죠. 그리고 철학적으로 매료됐기 때문에 계속한 것도 있고요.

[바마움 프랙티셔너 자격코스. 움직임 명상 교육 진행 중]

그러다 2019년 어느 날 이 뒹굴뒹굴 거리는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 우리들 모두 느꼈던 즐거움이자 기쁨일 텐데요. 잘 생각이 안 나신다고요? 아마도 주로 7살 언저리 기억일 테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바닥을 뒹굴거리며 노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까요? 누군가는 12살까지도 곧잘 바닥을 뒹굴거리곤 했다는 사람들도 있고 누군가는 기억에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 일단 넘어가고. 하여튼 우리 모두는 뒹굴거렸었고 그 뒹굴거리며 학습한 감각으로 직립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걸 어른이 되어서 다시 했을 때 저는 그 즐거움을 전혀 느끼지 못했었고 한참 지나서야 느끼게 됐습니다. 뒹굴거리면서 느끼는 즐거움. 기쁨이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서 경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자기만의 고유한 감각을 발달시킨다는데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유한 감각은 곧 고유한 생각이나 감정으로 이어집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세상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자기만의 고유한 움직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 고유함은 바꿔 말하면 자기만의 잠재력입니다. 이 잠재력을 깨우는 일은 궁극적인 자기 계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기쁘고 즐겁기까지 합니다.

3. 케틀벨

끝으로 케틀벨입니다. 케틀벨은 즐거움. 기쁨.이 사실 아직까지도 잘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힘듦만 느껴집니다. 저라는 사람은 그냥저냥 케틀벨을 운동한 사람이 아니라, 솔직히 한국에서는 케틀벨 수련의 양과 질만 놓고 봤을 때 저를 넘어서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오래 깊게 해왔습니다. 케틀벨 스포츠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첼랴빈스크에서 각각 3개월씩 전지훈련을 소화했고.. 7번의 국제 경기를 치렀으며. 한국 최초의 아마추어 국제 경기 메달 획득, 한국 최초의 프로 국제 경기 메달 획득했고. 알렉산더 코치로부터 5년 이상 코칭을 받아왔으며, 크세냐 데듀히나, 세르게이 라친스키, 세르게이 루드네브, 아이반 데니소프까지 수많은 레전드 선수 및 코치들로부터 기술을 배우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빨간색 티는 세르게이 루드네브, 보라색 티는 아이반 데니소프, 검은색 티는 세르게이 라친스키. 이게 얼마나 전설적인 사진인지는 케틀벨 스포츠를 아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아직도 케틀벨 훈련을 시작할 때 느낌은 썩 유쾌하지 않습니다. 고대운동과 소마틱스는 그래도 좀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 시작하면 즐거움이 쉽게 찾아오니까 할만합니다. 하지만 케틀벨 훈련은 끝났을 때 즐거움이 찾아오거든요. 아 드디어 끝냈다 하면서요. 어쩌면 제가 케틀벨 스포츠가 갖는 궁극적 의미에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케틀벨 스포츠가 그냥 제 성향상 잘 안 맞는 것일지도 모르고. 뭔가 제가 잘못된 방식을 취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케틀벨은 정말이지 힘듭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사실은 케틀벨 스포츠를 하면서 제 나름의 ‘자기 서사 self narrative’를 써내려왔다는 겁니다. 자기 서사는 중요합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영웅 신화를 보고 자랍니다. 그리스 영웅 신화는 너무나 유명하고, 그 영웅 신화의 현대판이라 할 수 있는 마블 히어로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외에도 뭐 사실 서점에 있는 수많은 자기 계발 서적이나 자서전에서도 신화적 구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자기 서사는 어디에도 없다는 겁니다. 자기 서사는 누구도 대신 써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영웅신화를 보고 듣고 한다고 자기 서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기 서사를 쓰고 있긴 하죠.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내 주변의 사람들과 비슷한 서사를 써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잖아요. 초중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 직장을 얻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적당한 아파트 대출받아서 살게 되는 서사를 말이죠. 물론 이 안에 수많은 디테일이 숨어있고 이 안에서도 낭만적이고도 영웅적인 서사가 살아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켠에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이 부족함을 메꾸어준 것이 바로 저에게는 케틀벨 스포츠였습니다. 하필이면 왜 케틀벨 스포츠였느냐 하면, 케틀벨 스포츠는 아마추어 경기가 발달되어 있었고, 덕분에 입문자 수준에서부터 대회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 (케틀벨 스포츠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안돼서 월드 챔피언십 아마추어 경기에 참가) 대회를 나가는 것은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게 해줍니다. 고난과 역경이 있는 훈련을 해야 하고 대회 현장에서의 긴장감을 뚫고 경기를 치러내면 화려한 피날레. 세리머니가 이어집니다.

정말이지 값진 경험입니다. 비록 영웅까지는 아니어도. 자기만의 서사를 썼다는 것으로도. 이게 얼마나 인생에 가르침을 주는지. 어떠한 자서전도 어떠한 영웅서사도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p.s

그런 의미에서 제6회 케틀벨 아카데미 자격 코스 두 번째 날 테스트 경기의 가치가 있는 것이죠. 홍보 아닌 홍보가 맞습니다. ketacademy.kr 에 들어가면 케틀벨 아카데미 자격 코스 소식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매년 열리고 있고. 알렉산더, 크세냐 코치를 한국에 초정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서 들어가 보세요. 날짜가 지났을 수도 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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