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케틀벨 스윙 의도를 중심으로 체화하기

우리는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 자신의 움직임을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앉았다 일어난다거나 무언가를 들거나 할 때, 팔의 각도나 엉덩이 근육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본능적으로 의도만 갖고 움직입니다. 앉았다 일어나는 의도는 운동으로 치면 ‘스쿼트’에 해당되고 드는 의도는 ‘데드리프트’에 해당됩니다.
이처럼 웨이트트레이닝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반복하는 움직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무게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기술적으로 정제된 자세가 선행돼야 합니다. 그리고 정제된 자세는 결국 체화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의도가 움직임에 통합되고, 그 움직임의 진정한 기능을 깨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테크닉적으로 완벽한 엘리트 운동선수들이 바로 이 체화의 단계에 다달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The highest technique is to have no technique
– Bruce Lee –

 
[본론] 케틀벨 스윙 의도에 따라 분류하기
이 글에서는 언급되는 케틀벨 스윙은 하드스타일 방식과 기르보이스포츠 방식 두 가지입니다.  이 둘이 약간 섞여있는 타입의 스윙 방식도 존재하나,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1. 하드스타일 케틀벨 스윙

[youtube]https://youtu.be/TOutvpnvLPE[/youtube]

하드스타일 케틀벨 스윙은 멀리 던진다->잡는다->받는다 순으로 의도들이 순환하며 동작이 반복됩니다.

먼저 던진 순간입니다. 하드스타일 스윙의 가장 파워풀한 순간으로 이 때 케틀벨을 놨다면 멀리 날아갔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날리면 안되니 잡아 버텨야 합니다. 따라서 멀리 던진다는 의도와 잡는다는 의도가 함께 공존합니다. 잡은 뒤로는 케틀벨이 어깨를 축으로 약하게 원심운동을 하게 됩니다.
케틀벨의 위치에너지가 커지며 대략 어깨 높이까지 케틀벨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 플로팅 구간에서는 몸에 힘을 주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잠깐이지만 이완이 가능한 타이밍입니다. 단 고중량 스윙을 할 경우 플로팅 상태에서도 엉덩이와 배에 힘을 꽉 주고 있는게 좋습니다.
그 다음은 떨어지는 케틀벨을 자연스럽게 받아야 합니다. 골반이 딱 접히는 부위를 의식하면서 안전하고 확실하게 받아줍니다. 단, 너무 힙힌지 부분만 생각하면서 받으면 스쿼트처럼 앉아버리는 패턴이 생길 수 있음으로, 햄스트링(뒷쪽 허벅지)이 살짝 잡아당겨지는 느낌도 같이 유지하는 편이 좋습니다.
하드스타일 스윙의 의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점프한다는 의도를 갖고 하드스타일 스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점프 직전의 힙힌지 각도가 스윙할 때의 힙힌지 각도와 거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니면 화살을 쏜다는 느낌으로 케틀벨 스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의도를 다양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의도에 따라 스윙의 자세나 느낌이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개인적으로 던지고-잡고-받고를 하드스타일 방식의 가장 자연스러운 의도라 생각하지만 의도에 정답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몸을 쫙 피는 느낌을 가르치기 위해 점프하듯 해보라고도 합니다. 단, 이 경우 백니(Back Knee)를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스쿼트하듯이 스윙을 하는 사람을 교정할 때는 화살을 쏘듯이 케틀벨을 뒤로 잡아당겼다가 발사하듯 해보라고 합니다. 단, 햄스트링을 과도하게 잡아당기면 부상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바랍니다.
2.기르보이스포츠 케틀벨 스윙
[youtube]https://youtu.be/XjrgM4Kp8Ic[/youtube]
사실 기르보이 스포츠에서는 스윙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습니다. 제가 만나본 선수들은 스윙을 스내치 패턴의 일부로 생각하거나, 웜업 정도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르보이스포츠 스윙의 의도는 말그대로 ‘흔든다’ 입니다. 따라서 ‘스윙’이라는 용어에는 더 적합해보입니다.

흔들기 직전입니다. 백스윙시 다리가 펴져있습니다. 케틀벨의 궤적에 따라 몸이 자연스럽게 따라가면서 무릎이 펴진 것입니다. 하드스타일 케틀벨 스윙처럼 힙힌지를 만들어 케틀벨을 받지 않습니다. 그저 케틀벨의 운동에너지가 위치에너지로 다 변환될때까지 케틀벨의 운동궤적에 순응하며 몸을 움직입니다.

흔드는 순간입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무릎이 동작을 리드하기 시작하면서 케틀벨에 가속도를 붙여나갑니다. 이 때 몸을 펴내는 동작 패턴은 역도의 이중무릎굽힘 테크닉과 유사하다고 보셔도 됩니다.

위 역도 그림을 보시면, 두번째-세번째 과정을 거치면서 무릎이 한번 더 구부려진다는 것이 관찰됩니다. 역도에서 이를 이중무릎굽힘 테크닉이라고 하고 이 동작을 세컨드풀이라 합니다. 이중무릎굽힘은 약간 퍼올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스쿱이라 비유하여 말하기도 합니다. 지면반발력을 최대한 확보하기위한 자연스러운 동작입니다.

흔들린 순간입니다. 이 때는 몸이 전체적으로 뒤로 신전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몸이 많이 뒤로 젖혀지는데,

이는 케틀벨이 향하는 방향이 몸통축에서 떨어질 수록 등허리부분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짐으로, 케틀벨을 몸 중심에 가깝게 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하드스타일 방식에서는 이렇게 하시면 안됩니다. 하드스타일은 애초에 의도 자체가 멀리던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케틀벨은 신체 중심에서 벗어나있습니다. 따라서, 코어를 활성하하면서 케틀벨에 의해 몸통이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3. 결론
이처럼 하드스타일과 기르보이스포츠는 의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그리고 행해지는 동작 패턴도 완전히 다릅니다. 하지만 두 방식 다 자연스러운 의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러움의 기준은 의도가 전체적이냐 부분적이냐에 둡니다. 예를 들면, 단순히 엉덩이에 힘을 주기위해 케틀벨 스윙을 하는 것은 부분적 의도입니다. 움직임은 전체적일지 모르나, 의도 자체는 부분적이고 결국은 전체적인 움직임이 이 부분적 의도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엉덩이에 힘을 주는 것을 넘어서 엉덩이를 앞으로 미는 경우(골반의 전방이동)가 있습니다. 이 때 무릎이 과도하게 신전되면서 백니가 걸릴 가능성이 크죠.

(골반이 전방이동된 체형(좌측)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조심)

운동초기에는 죽어있는? 엉덩이를 깨우기위해 엉덩이를 최대한 강하게 수축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지모르나, 이후에는 움직임의 전체적인 의도와는 무관한 불필요한 잉여긴장을 쌓게되고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경우입니다. 하드스타일 방식의 케틀벨 스윙에 있어서 엉덩이 근육을 수축되는 것은 중요합니다. 단지 케틀벨 스윙의 전체 의도를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고 이를 주의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글 맨 앞부분에서도 밝혀두었지만, 자연스러운 의도에 따른 움직임을 체화시키는 단계는 어느정도 테크닉을 정제한 후가 좋습니다. 기본적인 자세, 호흡패턴, 구조적 역활 등을 숙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하드스타일 방식의 경우 루마니안 데드리프트를 먼저 마스터하면서 촙앤팝, 타월 스윙, 슬로우모션 스윙, 플랭크, 할로우 등의 드릴들을 연습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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