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한얼, 김주현 소마앤바디 운영진
1. 케틀벨의 본고장은 러시아다?
위 사진은 기원전 500년 경의 유물로 추정되는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케틀벨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러시아의 케틀벨은 사실 페르시아를 기원으로 합니다. 러시아에서는 케틀벨을 기르гиря라 부릅니다. 기르гиря 라는 말 자체가 들어 올리다, 돌리다 라는 뜻의 페르시아어 기리گیری 에서 파생됐습니다. 이란 주르카네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페르시안밀의 대표 기술명이 기리گیری 이고, 상(방패)의 대표 기술명은 기리갈탄گیری کردن 입니다.
[youtube]https://youtu.be/N8o25nlTqCE[/youtube]
(참고영상 : 기원전 6세기 페르시아 전사들이 스트렝스를 키울 목적으로 케틀벨을 사용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란의 전통 주르카네스포츠(밀,상,카바데)와 러시아의 전통 기르보이스포츠(케틀벨)는 페르시아라는 한 부모를 둔 형제나 다름없습니다.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한 페르시아의 후예 이란과 간접 영향을 받은 러시아. 이 두 나라는 원초성과 실전성을 대표하는 스포츠, ‘레슬링’ 과 ‘역도’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러시아는 케틀벨 운동을 현대 스포츠로 발전시켰습니다. 그래서 러시아를 실질적인 케틀벨 본고장으로 인정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케틀벨 도구만 놓고보면, 진짜 본고장은 페르시아입니다.
(기르보이 스포츠는 러시아가 본고장)
[youtube]https://youtu.be/aGsQjCe7GOc[/youtube]
2. 하드스타일 케틀벨 운동법과 스캇손논의 클럽벨 운동법은 페르시아가 기원이 아니다.
기르보이스포츠와는 달리 파벨이 창시한 케틀벨 운동법(하드스타일-SFG/RKC)은 페르시아와 관계가 없습니다. 도구만 가져왔을 뿐, 운동법 자체는 자기 자신(파벨)을 기원으로 합니다.
[youtube]https://youtu.be/WqTEmk_k8cU[/youtube]
스캇손논의 클럽벨 역시, 페르시안밀의 형태만 빌려왔을 뿐 입니다. 덧붙여 영국의 인디언클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와 이 글을 함께 쓴 주현 선생님은 RKC/SFG/클럽벨/주르카네스포츠/기르보이스포츠의 국제적 자격을 모두 소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르보이스포츠, 주르카네스포츠 세계 대회를 참석한 경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도구 별 테크닉을 명확히 분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근대에 와서 적립된 기르보이스포츠와 고대 전통을 그대로 이어온 주르카네스포츠는 서로 힘쓰는 방식에 있어서 유사한 측면이 많다는 것입니다.
3. 중국 기원의 케틀벨?
중국의 석쇄공은 이 글에서는 논외입니다. 중국에는 없는 게 없기도 하거니와 페르시아랑 어디가 먼저인지 따지고 들자면 고고학자가 될 지경입니다. 사실 고대의 운동 도구들은 그 아이디어가 비슷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스톤리프팅이 있습니다. 각 문화권마다 운동기구의 이름만 다를 뿐 케틀벨과 비슷한 발전사를 가지며 비슷한 형태의 도구가 여럿 발견됩니다.
[youtube]https://www.youtube.com/watch?v=rQki_DDNVXA[/youtube]
(중국의 석쇄공 테크닉 – 기르보이스포츠와 그 패턴이 유사합니다)
p.s
파벨의 하드스타일과 스캇손논의 클럽벨 역시 명확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페르시아와 명확히 구별 지었는데, 그 이유는 몇몇 사람이 특정 단체의 전통성을 인정받는 수단으로 페르시아를 엮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도구의 기원을 엮는 건 괜찮습니다. 하지만 특정 단체의 특정 방식을 도구적 기원을 징검다리 삼아 고대 페르시아에 엮는 건 반칙이라 생각합니다.
기르보이스포츠와 주르카네스포츠를 페르시아로 엮는 건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문화를 배경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이는 역사적 깊이를 축적하면서 전통성을 계승해왔다는 의미입니다. 주르카네스포츠는 종교적 의식으로, 기르보이스포츠는 지역 축제로 행해져 왔습니다. 오랜 전승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그 원형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