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_타브리즈 아시안컵 대비 현지 훈련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시차 적응도 없이 도착하자마자 훈련을 지난 하루를 풀타임으로 진행한 탓인지 너무 피곤하고 힘들다.
사실 어제와 오늘은, 즉 목요일과 금요일은 이란의 주말 휴일이다.
이란은 금요일이 안식일이어서 율법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야하는 날이고, 목요일도 우리나라의 토요일과 같아서 원래는 쉬는날인데 어제 훈련을 강행했다.
오늘도 율법을 어겨가면서까지 훈련을 강행한단다.
솔직히 휴일이라 쉬지는 않을까 기대했는데 너무들 한다 정말.
이런 예만 봐도 이란은 다른 이슬람국가에 비해 비교적 율법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대신 술은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지한다.
하지만 실상은 술 마저도 다들 어둠의 경로로 구해서 몰래몰래 마신다고 한다.
아침식사에 나온 우유.
로우 팻 따위는 먹지 않는다.
풀 팻 우유!!!
오전 훈련 장소로 데려다줄 버스를 기다리며.
선수이 협회 관계자와의 동행 없이 밖에 나가는 것이 통제되어 있기 때문에 호텔 밖의 길거리를 내다보며 입만만 다실 뿐이다.
반년전 마음껏 테헤란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던 때가 그립다.
특히나 한국선수들이 타국 선수들에 비해 액면가가 어려보여서 그런지 협회관계자들이나 통역가들이 정말 어린아이처럼 대할 때가 있다.
막상 한국선수들이 참가국 통틀어서 평균연령이 가장 높다.
호텔 주차장에 세워진 프라이드.
이란의 국민차가 프라이드다.
여기 타브리즈는 테헤란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프라이드가 많이 보인다.
테헤란은 거리의 차 대부분이 프라이드.
오전 훈련은 개인전 준비를 위한 훈련 위주로 진행되었다.
페르시아 전통 레슬링인 코시티 파흘라바니 기술을 배워보고 개인 특기 종목이 정해진대로 각자의 기술 연습을 했다.
선수 1인당 2개의 개인종목에 출전이 가능한데, 상(방패) 기리는 단체전에서도 내가 맡아서 해야했기에 내가 나서서 연습을 했다.
한얼이 형은 카바데(철궁), 한솔이는 밀 바지(저글링) 연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스리랑카팀을 담당하는 Heydar 코치님 정말 잘생겼다.
우리끼리는 훈련기간 내내 ‘잘생긴 코치’라 불렀다.
2011년 까지 현역 국가대표선수였다.
[youtube]https://youtu.be/GSisa8TOtv0[/youtube]
훈련중간 휴식시간에 Kazemi 코치와 Heydar 코치가 밀 바지 시범을 보여주었다.
둘다 밀 바지 챔피언 출신답게 정말 잘한다.
아쉽게도 잘생긴 코치의 화려한 밀 바지 영상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오전훈련을 마치고.
주르카네 체육관에 구경온 일반인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해서 기념 촬영.
점심 식사.
여기 호텔 식당에서 주는 음식 통틀어서 가장 먹을만했던 생선 튀김.
똑같은 패턴의 라이스, 스프, 샐러드등이 점점 질리기 시작한다.
테헤란에서 먹었던 케밥은 정말 환상적으로 맛있었는데 여기는 이상하게 맛없다.
이란 음식 맛있다고 엄청 설레발 쳤는데 괜히 팀원들에게 미안해졌다.
점점 결식을 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는 선수들이 생기기 시작.
점심을 먹고 오후 훈련을 나가기까지 숙소에서 쉬고있는데.
숙소까지 찾아온 사생팬.
한국이 너무 좋아서 한국말을 혼자 독학으로 공부중이란다.
난 그냥 한국의 평범한 사람인데 마치 연예인을 본 것인냥 어쩔줄 몰라한다.
대회기간동안 통역가로 일하고 있는 사촌오빠의 도움으로 여기 선수들이 묵는 숙소에 몰래 잠입했단다.
이 친구만 특별히 이상하게 한국사람을 좋아하나보다 했는데 며칠 뒤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은 이 친구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갈 수 없는 그림의 떡 길거리 풍경을 뒤로하고 겹겹이 쌓인 피로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훈련장소에 도착했는데 문이 잠겨있다.
‘역시 휴일이니까.’ ‘드디어 쉬는 것인가.’ 하고 기대했으나 곧 열어주러 오겠다고 전화와서 거듭 실망을 안겨주었다.
주르카네 체육관 관리자가 오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체육관 주변 구경.
갑자기 Kazemi 코치님이 따라오라더니 이란의 평범한 밭을 구경시켜줬다.
Majid Kazemi 코치님과.
올해 50세로 30년 동안 주르카네를 하셨고 현역시절 밀 바지(저글링) 챔피언을 3회나 차지했다고 한다.
오후훈련 시작.
카바데 훈련하는 한얼 쌤.
Kazami 코치가 한얼 쌤에게 카바데를 시켜보더니 재능을 발견했다는 듯이 매우 놀랐다.
나이 서른하나에 카바데 유망주로 떠오르다.
상 훈련을 준비하는 나.
상 훈련은 방패를 세워야해서 매번 누군가의 보조가 필요하다.
사실 나의 마음은 매우 조급했다. 개인적으로 헤비 밀 기리 훈련을 하고 싶은데 Kazemi 코치가 따로 시간을 전혀 주지 않았을 뿐더러 페르시안 밀 연습이라도 하려고 밀을 잡으면 바로 달려와서 힘을 아끼라며 못하게 막아섰다.
Kazemi 코치가 영어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통역가들이 페르시아어와 영어를 오가며 통역을 해주는데 그로 인해 의사 전달에 완전하지 못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빼았겼다.
밀 바지를 티칭 받는 한솔 군.
‘이렇게 던져서 요렇게 받으란 말이야.’
훈련도중에 낯익은 얼굴의 한명이 훈련장을 방문했다.
2011년까지도 현역 국가대표 선수였고 주르카네 관련 영상이나 다큐에 자주등장하는 인물 Mr.Arrabi 다.
30kg의 페르시안 밀을 자유자재로 다룰 정도로 힘도 장사이면서 동시에 밀 바지(저글링)까지도 챔피언이다.
말그대로 주르카네 스포츠를 대표하고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보니 현재 IZSF의 주요인물이다.
이어서 단체전 세레모니를 보여달라해서 보여줬다.
대회를 앞둔 상황이라 우리팀끼리 조금이라도 더 디테일하게 손발을 맞추는 연습을 해야하는데 계속 이러한 상황에서 힘만 빼는 것 같아 솔직히 속이 좀 타들어갔다.
Mr.Arrabi 가 답례로 페르시안 밀 바지(저글링)을 시범 보여주었다.
4개의 밀로 저글링을 했는데 경기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무겁고 큰 것으로 자유자재로 저글링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4개로 하는 저글링을 눈앞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라 확실히 임팩트가 컸다.
그것도 역대급 괴물로 여겨지는 전 챔피언의 시범이었으니.
스리랑카 팀, 한국 팀, 두명의 이란 코치,통역가들 그리고 IZSF 관계자들이 함께.
이란 사람들은 하프닐링. 즉, 군대에서의 무릎앉아 자세를 참 좋아한다.
한얼 쌤과 체육관 놀러온 아이들.
저녁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둘째날 오후 훈련이 종료되었다.
엄청 허기진 상태로 호텔에 도착했는데 어제와 같은 비쥬얼의 식사가 날 실망시킨다.
밍밍한 식사를 커버하기위해 콜라를 너무 먹어서 일까.
아님 물갈이가 시작된 것일까.
한국팀 선수 전원 설사가 시작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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