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헤쎄가 말하는 독서의 3단계 중 1단계에 해당하는 걸까요. 필사를 하다 보면 작가가 가진 문체의 흐름과 호흡을 따라감을 느낍니다. 작중 인물, 사물, 주제의 느낌이 미묘하게 잡힙니다. 확실히 시를 필사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한 편 두 편 필사하다 보면 작가가 가진 호흡의 깊이가 내게 와 닿고, 어느 순간 헤쎄가 말하는 2단계에 당도합니다. 작가의 의도를 어렴풋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필사를 그치고 세상을 바라보면, 시 한 편이 망막에 녹아있는 것처럼 사물이 달리 보입니다. 헤쎄가 말하는 3단계에 가까워진 걸까요.
메모1
모든 움직임은 호흡이 함께합니다. 의미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소한 움직임조차 그 사람의 호흡을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면, 호흡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메모2
무술/무예/무도라 불리는. 시처럼 제마다의 독특한 흐름을 보여주는. 이들은 마치 일종의 움직임을 통한 시와 같습니다.
메모3
헤쎄가 말하는 독서가의 유형 세 가지처럼 운동하는 사람에게도 세 가지 유형이 있는 듯합니다. 유형 1은 그 운동의 효과 목적만을 그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유형 2는 그 운동의 가장 본질적인 의도를 파악하여 완전히 내 것으로 체화하는 것입니다. 유형 3은 운동을 통한 변화가 단지 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삶 전체에 전이되는 것입니다.
”
첫째 유형의 독자는 마치 음식을 먹듯이 책을 대하는 순진한 독자로, 배불리 먹고 마시듯 그대로 받아들인다. 둘째 유형의 독자는 마부를 따르는 말이 아니라 마치 사냥꾼이 짐승의 자취를 더듬듯 작가를 추적한다. 셋째 유형의 독자는 너무나 개성적이고 자신에게 충실해서, 무엇을 읽든 완전히 자유로운 태도로 대한다. 누구나 오늘은 둘째 유형에, 내일은 셋째 유형에 속했다가 모레는 다시 첫째 유형에 속할 수도 있다.
“– 헤르만헤세 독서의기술 중
첫째 유형의 독자는 마치 음식을 먹듯이 책을 대하는 순진한 독자로, 배불리 먹고 마시듯 그대로 받아들인다. 둘째 유형의 독자는 마부를 따르는 말이 아니라 마치 사냥꾼이 짐승의 자취를 더듬듯 작가를 추적한다. 셋째 유형의 독자는 너무나 개성적이고 자신에게 충실해서, 무엇을 읽든 완전히 자유로운 태도로 대한다. 누구나 오늘은 둘째 유형에, 내일은 셋째 유형에 속했다가 모레는 다시 첫째 유형에 속할 수도 있다.
“– 헤르만헤세 독서의기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