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덴크라이스 ATM, 자기 이미지와 사회 이미지

해당 글은 펠덴크라이스 ATM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쓰여진 글입니다. 좀더 깊이있는 이해를 위해 펠덴크라이스 ATM 원서 및 번역서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ATM 체험은 서울 신촌 힘의집(houseofstrenght.kr)에서 열리는 펠덴크라이스 ATM 모임에 참여해보세요.


 

자기 이미지와 사회 이미지

“The Human beining is complicated by extraordinary things like thinking, feeling, sensing, consciousness, awareness.” – Moshe Feldenkrais(1981), Self Fulfillment Through Organic Learning

 

자기는 한 개인이 자기 자신의 신체적인 특징, 건강, 용모 등의 신체적 측면에서부터 자신의 가치관, 사고방식, 감정, 태도, 성격, 도덕성 및 지적 능력 등의 사회적 측면에 이르기까지 자신에 관한 모든 부분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개념 또는 지식이나 이해를 의미한다. (양돈규, 심리학사전, 박학사, p.306, 2013.) 자기는 움직임, 감각, 감정, 생각을 비롯하여, ‘I’라는 존재가 반영된 것들의 총합이다. 모세 펠덴크라이스는 이를자기 이미지 Self image’라 표현하였다. ‘이미지는 움직임, 감각, 감정, 생각이 신경계에 형성되는 반영물이다. , 자기 이미지는 나라고 생각되고 느껴지고 감각되어지는 모든 것들이 사실라는 총제적 존재를 일부 반영하고 있는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는 표현인 셈이다. 모세 펠덴크라이스는 대부분 사람들의 자기 이미지가의 잠재성을 겨우 5%만 반영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변화란 단순히 더 나은 내가 되도록하는 것이라기보다 이미 잠재되어 있는 나의 가능성을 재발견해내는 것이며, 이때 펠덴크라이스 메소드는 이 변화를 돕는 방식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잠재성을 제한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자기 이미지는 자유로워지기 어려운가?

자기는 사회적 가면에 갖혀 있다. 사회적으로 어떤 가면을 쓰든, 가면이 진정한 나일 수 없다. 자기 이미지는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에서 발현되기에 그 가능성만 놓고보면 한계가 없다. 우리는 인생이란 무대 위에서 어떤 가면을 쓰느냐에 따라 행동이나 말투를 변화시킨다. 가면극에 심취하면 그 역할이 정말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처럼, 현대 사회에서 각 개인의 삶은 가면을 벗지 못하여 고정된 역할을 떠앉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은 가면으로 대체되고, 나라는 존재 안에 잠재된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시도는 더이상 하지 않게 된다. 이처럼 자기 이미지 발현은 제한되거나 왜곡되며 고정된다. 이는 사회적으로 가치있다고 평가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인다.

공교육 시스템은 개인보다 사회에 가치를 둔다.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보다 시민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국가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강조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불과 몇년전만해도 한국의 초중고 학교에서는 매주 운동장에 집합하여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다. 공교육은 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기보다, 적절히 재단하여 시민 또는 국민으로서 사회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 결과, 각 개인은 사회적 시스템에 필요한 인재로 길러지지만 그만큼 나라는 존재는 가려지고 잠재성은 극도로 제한된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더 이상 그 과목을 공부할 필요가 없어진다. 75점 받는 과목에 집중하여야 하고, 모두 100점 만점을 만들었을 때 자기 원하는 특정 사회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굳이 100점 너머에 있는 한계가 없는 향상을 추구하지 않는다.

끝없는 향상을 추구하지 않는 예는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예로 들어도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소유냐 존재냐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사회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이 잠재성의 제한을 두고 인간의 표준화라 말한다. 현대 사회는 과거와 비교 불가능한 매우 거대한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그 안에서 개개인은 부속품처럼 기능한다. 마치 기계를 뜯어보면 부속품들이 각자의 역할을 떠앉고 있듯,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증명하고 특정 역할을 맡기를 욕망한다. 모두가 자기 욕망에 따르고 있다는 확신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에 저항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 결과 유기적인 존재로서의 나라는 존재는 점차 사라지고, 사회적 존재로 부속화된 자기 이미지에 갖히며 나의 잠재성은 극도로 제한된다.

자기는 시각 이미지에 갖혀 있다. 현대에 이르러 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이미지나 영상을 통한 시각적 정보 전달이 범람하고 있다. 특히, 영상과 같은 시각 미디어는 소리와 텍스트까지 아우르고 있고 기존의 고전적인 형태의 미디어보다 광범위하게 우리 삶에 침투했다. 기존의 텍스트나 구술 언어와 구별되는 현대의 시각 미디어는 그 자체로 새로운 언어로 기능한다. 고전적인 미디어와 같은 의미 전달을 위한 수단을 넘어, 사람의 감각 기관 및 인지 기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줌으로써, 자기 이미지 형성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자세체형과 같은 신체 정보들은 시각 이미지로 구성되어 대중들에게 제공된다. 과신전된 허리와 굽은 등과 높이 솟은 어깨는 시각화되어 현대인의 잘못된 자세라는 기준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시각 이미지는 우리 몸에 대한 아주 일부분을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뿐인데도, 자기 이미지를 이 시각 이미지에 끼워맞추려는 경향이 생겨난다. 소마지성을 깨워라 저자 리사 카파로는 다양한 요가, 운동, 그리고 바디워크 수련법들이 신체 정렬을 강조하는데 오류가 있음을 지적한다. ‘완벽한 정렬은 이론이나 신념에서 존재하는 형이상학적 개념이다.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고 해도 그 순간의 정적인 이미지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적이고 시각적인 이미지를 기준으로 자기 이미지를 평가하거나, 이상적 자세로 자기 이미지를 동일화하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오류는 움직임, 감각, 느낌, 생각을 포함하는 자기 이미지를 사회적 가치관에 맞추려는 경향과도 결을 같이한다.

자기는 사회적 인식과 맞닿아 있다. 소마틱스 분야의 선구자인 토마스 한나는 자기 이미지가 왜 이렇게 구축되는가에 대해서, 소마 개념과 함께 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더불어 설명한다. 그는 영적이고 의식적인 영역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몸이라 할 수 있는소마가 시공간 차원에서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분류해냈다. 그리고 이러한 왜곡이 어떻게 정신적, 신체적 영향을 미치는가를 임상적 연구와 함께 다각적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시공간 상에서 응축되는 소마 왜곡 현상은 등이 굽는 식의 노화라 불리우는 현상과 맞닿아 있다고 보면서, 이러한 착시적 노화 현상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 현상을 함께 논한다. , 각종 현대인의 노화 현상이 소마 왜곡 현상에 의해 사회적으로 거짓 과장되었을 뿐, 신경가소성에 따라 본래의 감각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팡이를 든 노인을 연상케 하는 근골격계의 균형 붕괴 현상은 모든 인류가 경험하는 생애 사건이 아니다. 대부분의 노화 현상은 특정 생애 주기에서 각 개인에 따라 다채롭게 나타나는 고유의 자기 이미지이다. 어린 시절의 자기 이미지는 유기적인 생명체를 훨씬 많이 반영하고 있는 반면, 나이를 먹을수록 각 개인이 속해있는 사회 이미지가 이 유기성을 깨트리고 자기 이미지의 왜곡을 일으킨다.

자기 이미지가 구축되는 현상은 위에서 언급한 사회적 구조나 인식, 각종 대중매체의 영향이 아니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한 사람의 생애에 걸쳐 다각적으로 일어난다. 나라는 존재를 대변하고 있는 자기 이미지는 그 구축 과정이 매우 복합적이다. 그래서 자기 이미지를 변화시키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자기 이미지를 바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각 신체 부위에 대한 인식을 하고 움직인다. 또한 각각의 상황에 대한 행동 및 감정적 반응을 결정한다. 따라서 자기 이미지의 변화 없이는 근본적인 변화 역시 있을 수 없다. 나라는 존재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일 역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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