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타브리즈 주르카네스포츠 아시안컵 참가후기(1-3) 현지적응 및 훈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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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타브리즈에서 진행되는 주르카네스포츠 아시안컵 대비 현지 적응훈련 셋째 날이 밝았다.

한국팀 담당 통역사 파르핫.
파르핫은 22세이며 파릇파릇한 타브리즈 대학교 영문학과 학생이다.
아침마다 숙소에 전화해서 5분 안에 내려오라고 한다.
이미 서른을 넘긴 한국팀 선수들이 어려보여서 그랬는지 어린아이 취급하다가 우리의 실제 나이를 알게된 순간 엄청 놀랐으나
그 뒤에도 굳이 엄마역할을 하려는 것을 보면 ‘그의 오지랖은 천성이다.’ 라고 결론 내렸다.
아니면 우리가 실제 나이 이야기한 것을 거짓말인줄 알았을까.
우리가 그에게 하도 장난을 많이 쳐서 정말 나이마저 거짓말로 알았을지도.
셋째 날 부터 설사와 정말 맛없는 호텔식사로 인해 한국팀의 결식이 시작되자 밥을 굶으면 어떻게 하냐며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지사제도 사다주었다.
결식하는 대신 우리는 몰래 컵라면을 먹었다.
컵라면이라도 안가져 갔으면 큰일 날 뻔.
먹는 족족 설사만 나오는데도 굳이 라면을 선택해야하는 그 아픔을 아는가.
그 정도로 호텔식사가 맛이 없었고 설사를 유발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란 음식은 정말 맛있다.
유독 그 호텔의 식당이 너무했다.
타브리즈 현지 대학교를 다니는 통역사들도 인정.
비싸고(한끼에 5달러) 맛없다.

‘저 얼굴이 과연 서른의 얼굴이란 말인가.’ 라고 파르핫이 계속 의심하지 않았을까.
참가했던 모든 나라 선수들과 통역사들이 우리 나이듣고 엄청 놀라고 거짓말 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여기서는 20대 초반, 10대 후반으로 본다.
한국인은 이란에 오면 10살이나 젊게 살 수 있다.
Come to Iran !

한국팀과 인연이 깊은 택시기사님.
우리가 자주탔던 봉고차가 알고보니 택시였다.
택시를 해당시간에 고정으로 섭외했던 것이다.
시간이 지켜지지 않으면 통역사들에게 화를 냈는데 통역사들이 무슨 죄인가.
당장 눈앞에 가장 만만한 사람에게 화를 내고 잘못없는 그가 억울해지는 것은 여기도 똑같다.

‘드루와~ 드르와~’
오전 훈련을 가는 길인데 어제와는 다른 길로 향한다.
물어보니 어제와는 다른 주르카네 체육관에서 훈련한단다.

길거리의 여성.
머리에 두르는 차도르는 거의 스카프로 살짝 두르는 패션아이템 수준으로 하고 다닌다.
특히 타브리즈는 차도르 대용으로 쓰이는 싸고 질좋은 다양한 스카프가 많다고.

타브리즈에서 방문한 체육관 중 그 두번째. Aliebn Abitaleb Zurkhaneh.
타브리즈에 있는 올림픽 컴플렉스 파크(우리나라의 종합운동장 , 올림픽공원 개념)에 위치해있다.

개인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저 할아버지는 신발 넣은것부터 선수들 물도 챙기시길래 단순한 체육관 관리인 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공군 4스타 출신의 예비역 장성.
그런분이 은퇴하고 이런 체육관의 관리인으로 일한다.
저 작고 여리한 체구의 할아버지가 다른나라의 튼튼한 현역 선수들도 못 돌리던 헤비 페르시안 밀 기리를 구석에서 가볍게 돌리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이 체육관 뭐지.

체육관으로 향하는 통로에서 Zarb(북)와 역대 코시티 파흘레바니챔 레슬링 챔피언들의 사진이 반겨준다.
우리나라로 치면 역대 천하장사다.
역대 챔피언들 사이로 내가 유일하게 알고있는 레전드 Gholamreza Takhti 선수의 사진도 보인다.

입구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일명 ‘대머리 코치’ Alireza Gholami 코치.
한국팀의 단체전 구성을 위해 가장 많이 헌신해준 고마운 코치다.
한국팀의 담당은 Kazemi 코치였지만 실제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여기 이 Gholami 코치다.
Gholami 코치는 이번 대회의 각 나라 헬퍼 코치들을 총괄하는 ‘헤드’ 역할이자 타지키스탄을 담당했고 대회 전반의 행정까지 도맡아 했기에 그의 웃는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의 마지막 미소.

입장.
먼저 도착한 다른 나라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있다.
셋째 날인 오늘은 모든 나라 선수들이 이곳에 모여서 코시티 파흘라바니 레슬링 연습과 개인전 종목 훈련을 한다고 한다.

타브리즈를 대표하는 올림픽 스타디움에 위치한 메인 주르카네 체육관이다보니 확실히 대리석으로 깔끔하게 꾸며놨다.
깨끗하고 질좋은 장비도 무게별로 많이 있고 삐까뻔쩍 으리으리 하다.
저 높이 밀을 던져도 될정도로 천장이 아주 높다.
아쉽게 15kg 의 페르시안 밀은 없다.
10kg 정도의 페르시안 밀은 있지만 그마저도 잡아볼 기회가 거의 없다.

당일 훈련 스케쥴을 설명하는 Gholami 코치.
레슬링 훈련과 개인전 훈련에만 집중한다고 했을 때 착잡한 그 마음은 설명할 길이 없다.
단체전 훈련 시간 모자른데 말이다.
대회전에 각 나라팀을 모아서 이란협회의 수뇌부들이 관리해주는 것은 좋지만 훈련의 자유도가 떨어지다보니 각 나라별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훈련을 할 수가 없다.
중동지역을 제외하고는 모쉐드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거의 없기에 개인적으로는 모쉐드와 단체전 구성을 맞춰보는데에 집중하고픈 참가국이 많았을 거라 생각된다.
특히 우리 한국팀 상황이 그러했다.
이란 페르시아 특유의 박자감도 그렇고 단체전에서 먄다르(리더) 역할을 하는 나로서는 모쉐드와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단체전이 진행되기에 그 부분에 대한 연습과 경험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한국팀 감독으로서 이 부분에 있어서 이란 협회에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Gholami 코치의 지도하에 코시티 파흘라바니 레슬링 훈련 시작.
한국팀에서는 나와 유도 수련경력이 있는 김현주선생님이 참가했다.
상황별 규칙 설명을 듣고 샅바와 바지를 활용해서 레슬링을 하는 여러 기술들을 배우고 실습해보았다.

나를 포함해서 다들 레슬링에 빠져있는 와중에 몰래 무거운 밀을 돌려본 한얼 쌤.
한국에도 무거운 밀이 없어서 헤비 밀 기리는 이란에서 밖에 연습이 불가능한데 개인적으로 헤비 밀 연습할 시간을 주어지지 않음이 너무 아쉽다.
레슬링 훈련이후에 개인종목 훈련을 하고 오전 일정이 종료되었다.
개인종목은 1인당 2개의 종목을 출전 할 수 있는데 내가 출전하고자 했던 밀 기리 종목이 아닌 상(방패) 기리와 차크 차마니(선회)만 연습을 해야만 했다.
Kazemi 코치는 내가 15kg의 헤비 밀을 돌리면 잘못하다간 크게 다칠꺼라며 허락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
그리고 Kazemi 코치는 나의 상 기리와 차크차마니의 실력이 상당해서 분명 높은 랭크를 획득할 거라 자신했다.
하지만 다른나라 선수들의 개인전 훈련을 지켜본 나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첫 출전이라 그런지 한국 팀 감독의 권위와 실력마저 무시당하는 것 같고 도움을 주기위해 배치된 이란 코치의 간섭이 생각이상으로 높아서 솔직히 폭발 직전이었다.
모쉐드와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없었던 한국팀 만의 자율적인 단체전 연습 시간도 주지 않았던 불만이 쌓여있던 터라 표정관리도 잘 안되었다.
하지만 이란 협회 관계자이자 한국팀을 도와주기 위해 온 사람이기 때문에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참았고 정중하게 나의 의사를 계속 표현했으나 결국 거절 당했다.
대신 한국팀 단체전 연습시간을 확보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역시 같은 패턴으로 점심 이후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오후 훈련시간이 찾아왔다.
차에 탑승하기 전 호텔 앞 대로변.
평화로워 보인다.
이 평화로운 거리를 위험하다고 절대 못나가게 하다니.  .
한국 팀은 비상시 이란 돈을 쓰게될 상황을 생각해서 항상 이란 돈을 들고 다녔는데 정말 쓸 기회조차 없었다.
통역사인 파르핫이 눈치없이 환전한 돈은 왜 안썼냐고 묻기도 했다.
“밖에 좀 내보내 줘야 쓰든 말든 할꺼 아니냐.”
라고 이야기하자 파르핫이 미안했는지 그새 주눅이 들었다.

다시 Aliebn Abitaleb Zurkhaneh 도착.
한국팀이 좀 일찍 도착해서 주르카네 체육관 옆에 위치한 레슬링 전용 체육관을 구경시켜주겠다해서 따라갔다.

놀랍게도 할아버지들이 레슬링을 즐기고 계신다.
할아버지들이 격렬한 올림픽 레슬링을 즐기는 나라가 바로 이란이다.
길거리에서 절대로 할아버지에게 무례하게 굴면 안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란에서 올림픽 레슬링이 사랑받고 강국이 된 그 배경은 역시 오랜세월 지속되온 주르카네 스포츠와 코시티 파흘라바니 덕분이다.
할아버지들도 한국을 좋아하셔서 그런지 바로 몰려오셔서 또 단체 사진을 찍었다.
사진찍고 바로 돌아가서 파트너 잡고 격렬하게 스파링 or 기술 연습
나도 노년까지 생활체육으로 레슬링을 즐기고 싶다.
나이 서른에 뒤늦게 시작한 레슬링이지만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이어진 연습.
단체전 구성 연습을 위해 충분히 시간을 얻어서 정말 연습다운 연습을 했다.
역시 모쉐드의 연주와 박자를 맞추어 단체가 하모니를 이루며 운동하는게 쉽지는 않았다.
Gholami 코치가 담당하는 타지키스탄 팀과 연습을 같이했는데 단체전 구성의 수준이 굉장히 높았다.
주르카네 체육관을 가진 페르시아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나라라서 그런지 굉장히 자연스러웠고 오랫동안 합을 맞춰왔음이 느껴졌다.
막상 각 개인전 중심으로 치열한 선발전을 치뤄서 선발된 선수들이라 합을 맞춘지는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국팀은 아직 선발전을 치를 만한 저변 확대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라서 현재의 팀을 중심으로
연주가 가능한 모쉐드 역할을 해줄 사람과 충분한 연습시간만 주어진다면 1년 뒤에 저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타지키스탄 팀 단체전 연습중 파손된 페르시안 밀.
봉과 손잡이가 결합되어 있는 형태이다보니 가끔 저렇게 손잡이가 분리되어 빠지기도한다.
영국식 인디언 클럽과 인디언 조리와는 달리 애초에 페르시안 밀은 일체형이 아니라 손잡이를 박아 넣을 수 있게 만들어 진다.

오후 훈련을 마칠무렵 대만팀 매니저 분과.
피로 누적과 음식, 설사, 개인전 출전관련 문제 등으로 썩소.
기분이 좋지 않다.

늦은 저녁식사 이후.
하루종일 표정이 안좋아보여서 그랬을까.
통역사들이 한국팀과 타지키스탄, 네팔 팀을 데리고 시내구경을 시켜주기로 했다.
솔직히 우리끼리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이렇게라도 나가게 해준게 어딘가 싶어 타지키스탄 선수들과 화기애애해지고 다들 들떴다.

1차로 온 아이스크림 집.
터키가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듯 이란도 아이스크림이 정말 유명하다.
이란에 가면 아이스크림을 꼭 먹어보시라.
견과류의 왕국답게 견과류가 잔뜩 박힌 아이스크림.
테헤란에서 먹은 아이스크림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어찌되었든 먹방 여행을 하려면 테헤란으로 가시라.

아이스크림을 먹고 엘골리 공원으로 이동.
원래 왕의 별장이 있는 샤골리(왕의 호수) 였으나 이란혁명 이후에 엘골리(국민의 호수)라고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기념으로 가로본능 한번 해주고.
야경이 굉장히 아름답다.
굉장히 늦은 시각이었음에도 젊은 커플들이 많이들 데이트하고 있었다.
가족단위의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등에 코리아를 써붙이고 다녀서 그런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몽!” , “양금(대장금)!” “소서노!” 등을 외쳐댔고 사진찍자고 요청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정말 많이 피곤하고 추웠지만 바깥바람을 좀 쐬고나니 기분이 풀린다.
공원이 매우 컸기에 두시간 정도를 걸어다니다가 차를 탈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도 타브리즈 건물들과 조명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대회참석이 아닌 여행으로 왔으면 정말 좋았을 것을.
운동하고 대회만 참석하고 돌아가기엔 너무 아까운 곳이다.(음식은 맛없지만)
막상 타브리즈에 유적과 가장 오래된 시장등 가봐야 할 곳이 많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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